39주 0일 기다리던 아가의 탄생날이다.
37주 초음파에서 3.2키로를 달성한 아가라서 자연진통을 기다리다가는 너무 커져서
낳기 어려울 거 같아 유도분만을 잡았다.
37주 3일에 첫 내진을 봤는데 자궁문 1.5 열려있고 골반 좋다고 하셨다.
처음 해 본 내진은 정말 30초? 짧고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.
39주 전에 자연진통이 오면 좋고 안 온다면! 39주 0일에 유도분만을 하기로 하였다.
나는 36주부터 만삭운동을 많이 했다.
영상에서는 37주부터 하라고 추천을 하는데, 초산이고 36주 초음파 상 아기 머리 전혀 내려오지 않아서
갑자기 아기가 나올 거 같지는 않았다.
이 영상 3개를 번갈아 가면서 했는데, 하나 당 15분 정도 걸리는 영상이다.
같은 영상을 2번씩 하기도 하고 2개를 하기도 하고
하루에 최소 30분 이상은 매일 했다.
오전에도 하고 오후에도 또 한 적도 있고 정말 매일매일 했다.
그 외에도 걷기 운동을 하려고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 30분씩 매일 걸었다.
자연진통 기다리며 열심히 운동했지만 가진통 이슬 등 출산 증상은 전혀 없었다.
그렇게 39주 0일 아침 8시 입원..!
자연진통이 아니기에 혹시나 응급제왕을 고려하여 8시간 금식 후 입원하였다.
그래서 힘이 딸려서 낳기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.

입원 후의 타임라인을 정리해보자면,
8시 - 입원
10시 30분 - 촉진제 투여
11시 30분 - 진통 시작
13시 30분 - 무통약 투여 (자궁문 3.5cm)
14시 10분 - 무통효과 끝
15시 - 힘주기 연습 시작(양수 터짐, 자궁문 7cm)
15시 30분 - 분만 시작
15시 58분 - 아가 탄생!
입원하여 태동검사와 내진을 진행하였다.
자궁문은 2센치 정도 열린 상태였다.
내가 출산한 더미즈병원은 모두 가족분만실이고, 앞에 티비도 있다.
하루종일 이 방에서 남편과 함께 진통을 겪는다.


위 숫자가 아기 심박수이고, 밑이 자궁수축 정도인데 이는 곧 고통의 정도이다.
다만 밑의 숫자가 직관적으로 고통의 정도는 아닌 듯 했다.
왜냐면 움직임에 따라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되게 아픈데 숫자가 낮기도 했다.
마지막 분만 시 힘줄 때 99-100까지 올라간다...
촉진제르 넣기 전 3대 굴욕이라는 관장을 진행한다.
몇 분 참으라는 거도 없고, 그냥 최대한 참으라고 하는데 난 못 참았다..ㅎ..
1분만에 그냥 화장실 바로 갔음..
전 날도 가볍게 먹고 금식하고 간지라 그냥 가볍게 지나갔다.
처음 촉진제가 넣고 나서는 한 시간 정도는 느낌이 없어서 들어간 줄도 몰랐다.
11:30부터 슬슬 고통이 시작됐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한테
“배탈나서 설사 심하게 할 때 장 꼬이는 정도 고통”
이라고 카톡을 보냈다. 즉, 살면서 겪어본 정도의 고통
아프긴 한데 그렇다고 죽을 거 같은 느낌은 아닌 정도?
12시부터 슬슬 핸드폰을 볼 수 없었고 끙끙거리기 시작했다.
1시쯤 내진하니 3cm 넘게 열렸으니 무통주사 놔주신다고 하셨다.
무통주사 맞기 전에 화장실 다녀오라고 하시는데, 이미 진통이 너무 심해서
화장실을 갈 힘이 없었다.. 하지만 갔었어야 했다,,
다들 무통천국이라길래 기대를 많이 했는데 사실 난 천국까지는 아니었다.
고통이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고 조금 약해진다 정도..?
그리고 4-5cm쯤 열렸을 때 내진 중 양수 터졌다.
정말 물풍선이 뱃 속에서 터진거 처럼 빵 터졌고 주르르 물이 흘러 나왔다.
양수가 터지니 진행이 빨리질 거라 하셨다.
그리고 무통 한 시간 후 다시 처음처럼 고통스러웠다. 너무 짧았다 나에게 무통 효과는..
3시 쯤 되니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.
이 때 7cm 정도 열렸으니 힘주는 연습을 시키셨다.
얼굴로 힘주지 말고 아래로 밀어내는 힘을 주라고 하셔서 계속 밀어냈다.
이 때가 되니 내진하는 거도 고통스럽고 아팠다.
난 진통이 절정으로 세게 올 때 차라리 힘주는 게 덜 고통스러워서 계속 혼자서 힘주면서 아가를 내렸다.
그리고 점점 미쳐버릴 거 같을 때 원장님이 오셨고 본격 출산 준비를 하였다.
다리 올리는 장비가 챡챡 설치되고 피 튀길 수 있다고 방에 있던 짐이며 뭐며 다 정리시켰다.
(남편이 계속 왔다갔다 함)
그리고 다리 올리고 원장님과 함께 힘주기 시작했다.
이미 이 때 자궁은 다 열리고 아가 머리가 보이기 시작한 때라 이미 응급제왕도 불가고 무조건 낳아야 했다.
그런데 난 이미 전에 힘주기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힘이 너무 빠져있었고 진통은 정말 고통스럽고
힘을 제대로 줄 수가 없었다.
힘은 배랑 얼굴이 아닌 아래로 미는 힘을 줘야 하는데 혼자서는 그렇게 잘 했는데
막상 분만 때는 얼굴에만 힘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..
중간에 아기 머리가 껴 있는 게 느껴지는데도 힘이 더 이상 안 들어 갔다
정말 인생에서 다신 겪고 싶지 않았던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
하지만, 아가가 나오는 순간! 거짓말처럼 모든 고통이 사라졌다.
남편은 이 때 아가 상태 체크하고 신생아실로 올라가고 나는 남아서 후처치를 진행한다
누군 후처치 생각도 안 난다던데 나는 아팠다..
막판에 힘을 잘 못 줘서 꽤 많이 찢어졌다고 하셨다.
그래서 2시간 정도 상태를 지켜보고 입원실로 올라가라 하셨는데 다행히 이상은 없었다.
후처치 후 대기하는 시간 30분 정도 멍하다가 남편이 내려오니 나름 살 만 해졌다.
여기저기 바로 카톡하고 애기 사진 보고 정신 차렸다.
이 후 입원실로 올라가서 바로 밥 먹고~ 아기 한 번 확인하고
행복하게 꿀잠잤다

이 날 입원한 초산모 중에서는 1등으로 출산했다고 하셨다.
초산모 치고 진통이 짧았던 건 골반 열어주는 운동을 열심히 한 게 가장 도움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.
아쉬운 점은 무통천국까진 아니었던 점 무통빨까지 잘 받았다면 정말 쉽게 낳았을 거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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